프랑스의 트럼펫 연주자 메데릭 콜리뇽은 여러 프랑스의 트럼펫 연주자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이 아닐까 싶다. 이것은 이미 지난 2006년에 발매된 첫 앨범 <Porgy & Bess>를 통해서 드러났었다. 그런데 이 앨범은 그의 개성과 함께 마일스 데이비스에 대한 그의 경의를 담고 있었다. 그 경의가 이번 두 번째 앨범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 앨범에서 메데릭 콜리뇽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일렉트릭 시기, 그러니까 1969년경부터 1975년 병으로 활동을 잠정 중단할 때까지의 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전설의 ‘Bitches Brew’를 비롯하여 ‘Mademoiselle Mabry’, ‘Early Minor’ 등 당시 마일스 데이비스의 앨범에 수록되었던 곡들을 새로운 감각으로 연주했다. 그런데 그 연주가 현대적인 동시에 70년대를 완벽히 재현하는 성격도 강해 흥미롭다. 게다가 몇 곡에서 4인조 혼 섹션이 참여한 것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부분을 그가 이끄는 Jus De Bosce 쿼텟 만으로 원곡의 집단적인 이미지를 해결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이를 위해 메데릭 콜리뇽은 트럼펫 외에 펜더 로즈 73, 타악기 그리고 보컬까지 담당한다. 그 외에 프랑크 뵈스테를 위시한 세 멤버들도 다중악기를 연주한다. 그 결과 상당히 화려한 사운드가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왜 그는 오늘 마일스 데이비스의 70년대를 다시 불렀을까? 그것은 아마도 현재 재즈가 팝, 록에서 다시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혼돈에 빠지기 전에 모범을 제시하려 한 것은 아닐까? 이것은 마지막 곡으로 레드 제플린의 ‘Kashimir’가 연주되었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곡은 70년대 마일스 데이비스의 음악이 록과 깊은 호흡을 하고 있었고 또 그렇기에 70년대를 포용하는 아우라가 있었음을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현재에도 이런 시도가 유효함을 생각하게 한다. 아니 나아가 70년대 마일스 데이비스의 음악 또한 앨범 타이틀과 환각적인 표지처럼 몽환적이고 영원한 공간에 자리잡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어쨌건 최근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일렉트릭 시대에 대한 헌정 가운데 이 앨범이 가장 돋보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