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가렛은 독일 출신의 크로스 오버 바이올린 연주자이다. 이번 앨범은 그의 세 번째 앨범. 크로스 오버 하면 장르를 오가는 음악을 이야기한다. 그동안 그는 팝을 클래식의 틀 안으로 끌어들이는 음악을 해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 앨범도 그런 틀에서 감상해야 할 것이다. 실제 이 앨범에서 그는 너바나(Smell Like A Teen Spirit), 건스 앤 로지스(November Rain), 에어로스미스(Walk This Way), 메탈리카(Master Of Puppets), 레드 제플린(Kashimir) 등의 록 명곡들을 베토벤, 비발디, 그리그 등의 클래식 곡들과 함께 연주하면서 록과 클래식의 결합이라는 명제를 드러낸다. 하지만 앨범에 담긴 연주를 들어보면 바이올린 연주자가 록을 클래식으로 수용했다기 보다 클래식을 뒤로 하고 록의 세계로 뛰어든 것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그것은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사운드의 강렬한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에서 드러난다. 일렉트릭 기타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할까? 또한 록 외에 클래식 곡들도 록 특유의 자극적이고 강렬한 스타일로 연주되었다는 것도 이를 생각하게 한다. 즉, 클래식 하면 기대하게 되는 부드럽고 편안한 사운드와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앨범은 클래식쪽 감상자보다는 록쪽 감상자들의 입맛에 더 맞으리라 본다. U.K나 록시 뮤직 시절의 에디 좁슨 같은 바이올린 연주자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