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의견이 가능하겠지만 내 생각에 이번 리 릿나워의 새 앨범은 적어도 그가 최근 10년간 발표한 앨범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결과를 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것은 앨범의 사운드가 그의 전성기 시절에 가장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답습이 아니라 그 시대의 미덕을 새로이 잘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분위기를 부드럽게 가져가면서도 연주력을 자유로이 드러내는 것에서 더 매력적이다. 최근의 이런 저런 시도를 무색하게 만드는…기본에 충실한 것이 우선임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곡마다 다양한 세션이 참여하고 있음에도 앨범을 관통하는 균질성, 워킹 밴드에 버금가는 안정성을 획득하고 있다는 것도 좋다. 스탠리 클락, 데이브 웨클, 문윤고 잭슨, 데이브 그루신, 나단 이스트, 조지 듀크, 칙 코리아, 피터 어스카인, 파트리스 루쉔 등 일급 연주자들이 참여했는데 이들 역시 최고의 실력을 뽐낸다.
한편 레퍼토리 또한 무척이나 알차다. 킥 코리아와 함께 피아노 연주자의 ‘Children’s Song’을 연주하고 데이브 그루신의 ‘Punta Del Soul’, 허비 행콕의 ‘Fat Albert Rotunda’을 연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E.S.T의 두 곡 ‘800 Streets by Feet’과 ‘Spam-Boo-Limbo’을 연주한 것이리라. 테마를 단순히 하여 반복 속에 상승을 거듭했던 트리오의 음악을 그는 매끄러운 미국식 퓨전으로 멋지게 해석했다. 이 외에 브래드 멜다우의 레퍼토리기도 한 닉 드레이크의 ‘River Man’을 커트 엘링과 함께 몽환적으로 표현한 것, 스테레오포닉스의 록 넘버 ‘Maybe Tomorrow’를 자마조베의 보컬을 곁들여 스무드 재즈로 표현한 것도 흥미롭다. 자작곡도 좋다. 펑크, 소울, 라틴 음악 등이 어우러진 사운드가 이전 그의 매력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어쨌건 참여한 연주자와 레퍼토리만으로도 흥미로운데 그 결합이 만들어 낸 사운드가 훌륭하니 더 좋다. 혹 그동안 이 기타 연주자의 음악에 식상한 사람이 있다면 이 앨범을 들어보라. 만족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