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색소폰 연주자 시머스 블레이크와 크리스 칙이 함께 한 이 앨범은 첫 곡 ‘Na Carreira’하나 만으로도 앨범 전체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원래는 치코 부아르케의 곡으로 두 명의 보컬이 선율을 작게 분할하여 동일성과 차이가 동시에 느껴지게 부르던 방식을 두 명의 색소폰 연주자는 자신들의 악기로 완벽히 소화했다. 게다가 그 아기자기한 연주가 지닌 산뜻한 정서가 주는 매력이 대단하다. 봄 날의 기분 좋은 산보 같다고 할까?
첫 곡의 기운 때문일까? 그 뒤로 이어지는 연주 또한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전반적으로 50, 60년대의 하드 밥을 연상시키는 고풍스러운 연주들인데 그것이 고루하지는 않다. ‘Na Carreira’에서의 정교한 어울림처럼 전면에 나선 두 색소폰이 정겹게 보조를 맞추어 앞으로 나아간다. 때로는 같은 쪽 발을 내밀며 걷다가 어느 새 반대쪽 발을 내밀며 걷는, 그럼에도 어깨동무는 풀리지 않는 두 친구의 걸음걸이를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이러한 호흡은 두 색소폰 연주자가 1990년대 후반, ‘블룸대디스 밴드’라는 그룹을 함께 했던 경험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한편 어떠한 템포에서건 잃지 않는 함께함의 여유야 말로 이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나는 50,60년대 하드 밥을 지향한 이 시대의 여러 연주들이 결과적으로 과거보다 못한 느낌을 주었던 것은 그 여유를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두 색소폰 연주자와 에단 아이버슨(피아노), 맷 펜맨(베이스), 조쉔 루커트(드럼)의 색다른 퀸텟은 이를 살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 덕에 앨범은 신선함을 획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