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지미 히스의 1960년도 앨범이다. 10인조(텐텟) 구성의 연주를 시도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빅밴드의 느낌을 추구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본인 스스로 오케스트라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앨범 타이틀도 ‘정말 크다!’라고 하고 있지만 정작 그가 이 앨범에서 추구하고 있는 것은 빅 밴드가 아니라 볼륨감 있는 사운드 안에서의 솔로들의 이어짐이라 생각된다. 실제 앨범은 지미 히스 외에 클락 테리, 캐논볼 아들레이 등의 연주자들의 존재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브라스 섹션의 화려함은 그 뒤의 은근한 배경처럼 흐를 뿐이다. 그래서 마치 퀸텟이나 섹스텟 정도의 연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나는 이 앨범을 들으며 하드 밥 시대의 가장 편안하고 보편적인 사운드를 생각했다. 존 콜트레인, 마일스 데이비스 등의 사운드는 나름 달콤하지만 일종의 무게감이 있다. 거부할 수 없는 위엄 같은 것. 그래서 달콤한 연주라 해도 어떤 역사적인 차원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지미 히스의 이 앨범은 그런 무게로부터 자유롭다. 딱히 특별하지 않으면서 연주와 사운드 자체의 기분 좋은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연주라 할까? ‘Really Big!’이라 하지만 사실은 꼭 그것을 원하지 않는 듯한 사운드! 그렇기에 앨범을 들으며 나는 흘러가듯 시간을 보냈다.
Really Big! – Jimmy Heath (Riverside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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