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터플렛은 트럼펫 연주자 김예중, 비브라폰 연주자 임민수 등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이 앨범은 그 첫 번째 결과물. 이 앨범을 통해 드러난 그룹의 매력은 무엇보다 산뜻함과 유쾌함이 아닐까 싶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Blues For Paul’이나 ‘옥신각신’같은 곡에서 그룹은 하드 밥의 전통을 느끼게 하면서도 낡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연주를 펼친다. 또한 ‘그리움’, ‘Monday Island’같은 곡에서는 그룹은 멜로디를 중심으로 곡을 풀어내는 것에도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그룹은 블루스, 라틴 재즈, 펑키 재즈까지도 아우른다.
그런데 그것이 자기 표현욕구가 앞선 백화점식 보여주기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주어진 재료의 특성을 잘 알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 줄 아는 요리사 같다고나 할까? 모든 곡들이 한 공간에서 잘 어울리며 앨범을 요동(Groove)치게 만든다. 그렇기에 그룹의 음악은 산뜻하고 유쾌하지만 결코 깊이가 없다거나 가볍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대중성을 담보로 음악을 희생시키는 오류를 범하는 대신 오히려 편하게 들리는 사운드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리라는 것이다.
강렬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래서 매력적인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