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내일을 생각하는 것이 재즈라지만 가끔은 익숙한 것의 반복이 즐거움을 줄 때가 있다. 이 앨범이 그렇지 않나 싶다. 이 앨범은 공공연하게 70년대 게리 버튼 그룹을 재현하고자 한다. 팻 메스니는 2006년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에서 게리 버튼에게 70년대 버튼 밴드를 재현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가 1974년 19세의 나이로 발탁되어 활동할 무렵의 게리 버튼 쿼텟 말이다. 실제 스티브 스왈로우도 70년대 게리 버튼 그룹에서 활동했었다. 안토니오 산체스만 새로운 인물인데 팻 메스니와의 활동을 생각하면 그의 참여가 완전히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앨범은 2007년 6월 요시 클럽에서의 공연을 담고 있다. 그런데 시선은 과거를 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룹의 음악이 ‘가요무대’적이지는 않다. 익숙한 사운드이긴 하지만 감동은 늘 새롭다. 70년대 게리 버튼 그룹의 음악이 그만큼 빛났었음을 상기하게 하는 한편 그 때의 신선함이 여전히 각 연주자들을 떠나지 않았음을 느끼게 한다. 특히 이 앨범에서 게리 버튼은 오랜만에 연주 자체에 보다 집중하면서 명민함을 드러낸다. 팻 메스니 또한 마찬가지. 분위기 탓인지 다시 20대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한편 스티브 스왈로우나 안토니오 산체스의 연주까지 생각하면 이 앨범은 70년대 게리 버튼 그룹을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게리 버튼, 팻 메스니, 칙 코리아, 데이브 홀랜드, 로이 헤인즈로 구성되었던 수퍼 밴드의 앨범 <Like Minds>(Concords 1998)을 연상시킨다.
이들이 연주한 곡들의 면모 또한 그룹의 재현만큼이나 반갑다. 개인적으로도 아주 많이 사랑했던 게리 버튼의 <Passengers>(ECM 1976)의 수록 곡을 비롯하여 팻 메스니의 <Bright Size Of Life>(ECM 1976)의 수록 곡,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스티브 스왈로우, 칼라 블레이, 키스 자렛의 곡들이 연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70년대 게리 버튼 그룹을 생각할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