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주자 레나토 셀라니는 이탈리아 재즈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노장이다. 지금까지 그는 미국에서 건너온 재즈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낭만으로 대변되는 이탈리아적인 시정을 적극 반영한 연주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오늘날 이탈리아 재즈가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정서를 지닌 재즈로 널리 인정을 받게 된 데는 그의 연주를 무시할 수 없다. 이런 그가 이탈리아 출신의 오페라 작곡가 쟈코모 푸치니의 아리아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연주했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이 앨범에서 그는 투란도트의 ‘Nessun Dorma’를 비롯하여 토스카의 ‘E Lucevan Le Stelle’, 나비부인의 ‘Un Bel Di Vedremo’ 등 널리 알려진 푸치니의 아리아들을 피아노 솔로로 연주했다. 피아노 솔로로 연주한 것은 아마도 노래와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오페라의 커다란 볼륨감과 대조를 이루는 한편 아리아에 내재된 서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섬세한 배려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멜로디에만 집착하지도 않는다. 멜로디의 서정적 아름다움을 드러내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꿈꾸는 듯 몽환적인 보이싱이 이를 감쌌기 때문이다. 그래서 앨범은 푸치니의 멜로디가 아닌 아리아가 주는 정서의 노장 피아노 연주자의 개인적이고 현대적인 해석을 담고 있다고 하겠다. 한편 보너스 트랙으로 실린 2007년에 같은 주제로 녹음된 세 곡은 그가 이 앨범을 세심하게 준비했음을 생각하게 해준다.
Puccini – Renato Sellani (Philology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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