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특히 자신의 레이블 Dare를 설립한 이후 데이브 홀랜드의 음악은 다채로운 편성을 통해서 쇄신을 거듭해왔다. 그에게 가장 익숙하다 할 수 있는 퀸텟을 중심으로 식스텟, 옥텟, 그리고 빅 밴드 편성을 오가면서 그는 연주의 뜨거움과 치밀하게 계산된 작,편곡의 묘미 모두를 느끼게 해주었다. 따라서 이번 앨범 또한 편성에 제일 먼저 주목해야 한다. 더구나 1995년 <dream Of The Elder> 이후 18년만에 시도한 쿼텟 앨범이기에 그 자체로 흥미를 끌만 하다.
멤버 구성도 흥미롭다. 베이스 연주자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기타 연주자 케빈 유뱅크스 외에 2008년도 섹스텟 앨범 <Pass It On>에 참여했던 드럼 연주자 에릭 할란드, 그리고 개성 강한 피아노 연주자 크레이그 테이번이 참여했다. 이 접점이 많은 연주자들의 조합은 그대로 앨범의 높은 완성도로 연결되었다. 음악적 성향, 질감을 이야기하기 전에 포스트 밥 그룹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호흡과 솔로를 보여주니 말이다. 서로 자유를 존중하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민주적 연주의 표본이랄까?
한편 크레이그 테이번이 어쿠스틱 피아노 외에 펜더 로즈 피아노를 조금 더 연주했을 뿐인데도 그것이 1970년대 마일스 데이비스의 강력한 퓨전 재즈 시대를 연상시키는 것도 감상을 즐겁게 한다. ‘The Empty Chair’에서의 블루스적인 색채도 신선하다. 연주의 치열함을 잊은 감상자는 이 앨범을 들어보라. 올 해의 앨범 후보로 꼽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