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히긴즈가 새로운 트리오 앨범을 선보였다. 참으로 왕성한 활동이다. 올해 우리 나이로 78세가 되었음에도 갈수록 그의 연주욕구는 늘어만 가는 것 같다. 게다가 발표하는 앨범들 모두 어느 하나 떨어지는 것 없이 만족스럽다는 것도 놀랍다. 하지만 지나침은 부족함보다 못한 것일까? 앨범을 거듭할수록 연주자로서의 에디 히긴즈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앨범만의 독창적인 맛은 다소 떨어지는 듯한 감이 있다. 그도 이러한 점을 인식했는지 최근 솔로에서 퀸텟까지 편성에 변화를 주어가며 반복의 느낌을 피하려고 애를 써왔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선곡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새롭게 다가온다. 아마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 스탠더드 곡들을 연주하는 대신 에디 히긴즈의 자작곡으로만 앨범을 채운 것이다. 그리고 그 곡들이 특정 도시를 주제로한 곡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요크 타운, 시카고, 달라스, 토리노 그리고 서울(!) 등의 도시를 제목으로 하고 있는 곡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아마도 개인적인 일이나 공연 등의 일로 이들 도시를 방문하면서 받은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한편 이번 앨범은 블루스, 라틴 음악 등 다양한 스타일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에디 히긴즈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앨범이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음을 잊지 말자. 즉,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노장의 삶에 내재된 사랑의 여러 모습들의 반영인 것이다.
Portraits Of Love – Eddie Higgins Trio (Venu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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