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주제 음악은 독자적인 장르적 특성과 생명력을 지니고 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재즈로 연주하는 프로젝트가 여러 차례 있었다. 그 가운데 스웨덴 출신의 DJ/제작자인 라스무스 페이버가 북유럽의 재즈 연주자들을 이끌고 시도한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곡의 재즈화 작업이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지 않나 싶다. 이번에 그 세 번째 결과물이 나왔으니 말이다. 그만큼 인기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 음악이 많다는 것인데 이번 앨범만 해도 ‘은하철도 999’를 시작으로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마녀 배달부 키키’, ‘바람의 검심’ 등의 주제 음악들이 연주되었다. 그리고 그 연주는 곡에 따라 스탠더드 피아노 트리오 연주부터 브라스 섹션이 빛나는 펑키 재즈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아우른다. 여기에 니클라스 가브리엘슨이나 사라 양펠트 같은 보컬의 참여가 감상을 더욱 부드럽게 한다. 그렇기에 이 앨범은 단순히 일본 애니메이션 애호가들을 넘어 재즈 애호가는 물론 편안하고 낭만적인 음악을 찾는 감상자들에게 호응을 얻을만한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두 장의 앨범이 그랬던 것처럼.
Platina Jazz: Anime Standards Vol.3 – Rasmus Faber (Victor 2012)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