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 To Be – Hiromi (Telarc 2009)

h일본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히로미는 매 앨범마다 거침 없는 상상력과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돋보이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지금도 뛰어난 연주자로 평가 받고 있지만 나는 그녀가 개인이 아니라 트리오 연주를 조금 더 부각시킨다면 시대에 더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연주자로 인정 받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것은 역설적이지만 혼자서 녹음한 이번 앨범을 들으면 쉽게 이해가 된다. 이 앨범에서 그녀는 피아노를 부수려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에너지 넘치는 연주를 들려준다. 특히 힘과 명확함이 어우러진 왼손 연주는 여성의 연주라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박력 있다. 한편 그녀의 오른손 연주는 익살스러운 재담꾼을 상상하게 한다. 진득하니 주어진 길을 가는 듯하다가도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어린 아이처럼 이내 방향을 익살스럽게 확 틀어버리기를 반복하며 예측 불가한 연주를 펼친다. 인상주의 클래식의 영향이 느껴지는 연주를 펼치다가 갑자기 익살스럽게 변하곤 하는 앨범 타이틀 곡이 그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또한 클래식 곡 파헬벨의 캐논 연주에서도 기발한 상상력으로 곡을 색다른 방향으로 이끈다. 어찌 보면 이전 트리오 앨범보다 훨씬 더 우발적인 면이 강조된 연주인데 이것은 앨범이 그녀가 연주활동 등을 위해 가졌던 여행의 느낌, 추억이 기반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 앨범은 탁월한 피아노 연주자의 모습과 함께 그녀의 통통 튀는 삶 또한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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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히로미는 매 앨범마다 거침 없는 상상력과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돋보이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지금도 뛰어난 연주자로 평가 받고 있지만 나는 그녀가 개인이 아니라 트리오 연주를 조금 더 부각시킨다면 시대에 더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연주자로 인정 받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Place To Be - Hiromi (Telarc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