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어느 나라보다 이탈리아 연주자들은 자국의 음악에 대해 강한 애정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북유럽도 못지 않지만 분명 이탈리아 연주자들에게는 ‘아 이탈리아인이구나’하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이 앨범도 그렇다. 갈수록 직접 가서 보고 쉬고 싶어지는 슐로스 엘마우에서 라이브로 앨범을 녹음하면서 다닐로 레아는 이탈리아 칸소네를 대표하는 파브리지오 데 안드레의 음악을 주제로 삼았다. 슐로스 멜마우만큼이나 매력적인 공간인 카사 델 재즈에서 이탈리아 연주자들이 모여 파브리지오 데 안드레의 곡을 연주하기도 했을 정도로 그의 음악은 이탈리아 재즈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듯하다.
아무튼 다닐로 레아는 이 싱어송라이터의 곡들을 연주하면서 멜로디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끌어 낸다. 노래가 없어도 노래하는 듯 그의 피아노 연주는 멜로디를 따라 반짝거린다. 그래서 듣는 내내 저 앨범 표지처럼 꿈결같은 환상을 만들어 낸다. 사실 다닐로 레아는 평소 멜로디적 감각에 뛰어남을 보였다. 그것이 이번 앨범에서 달콤한 매력으로 빛을 발한 것이라 생각한다. 즉, 자신에 맞는 스타일과 소재를 선택했다는 것.
한편 앨범은 마지막을 제외하고는 모두 박수소리가 제거되었다. 음질 자체가 스튜디오에 버금가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전체를 하나의 연주처럼 만들려는 제작자나 연주자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어쩌면 다닐로 레아 또한 미셀 페트루치아니처럼 관객의 개입을 싫어하는 지도 모르겠다. 실제 박수 소리 없이 듣는 것이 훨씬 느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