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니 킴(김윤선)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그녀가 미국에서 활동할 때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때로는 귀기까지 느껴지는 그녀의 보컬에 매력을 느끼면 누구나 나를 공감할 것이다.
이번 앨범은 해외에서 녹음되고 발매된 것이다. 하지만 그 정서는 한국적인 맛이 강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앨범이 시인이자 화가인 김선두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가의 그림을 앨범 뒤에 넣고 시인의 시를 가사로 사용했다. 그것도 상당 수는 한국어 그대로 말이다.
앨범에 참여한 연주자들도 흥미롭다. 몽환적 매력을 지닌 기타 연주자 벤 몬더가 제일 먼저 눈에 띄고 그 외에 크리스 스피드(색소폰), 안젤리카 산체스(피아노) 등이 보인다. 그런데 이 외국 연주자들은 생각 외로 한국어 가사가 지닌 정서를 무척이나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공간을 설정하고 그 안에 시적인 기운을 불어 넣는 식의 연주를 펼치는데 하나같이 아름답다. 특히 벤 몬더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어쩌면 서니 킴이 연주자들의 능력을 판단하여 자신의 앨범에 맞게 조합했는지도 모르겠다.
서니 킴은 앨범에서 미성을 사용하여 노래한다. 물론 그녀의 진성도 나쁘진 않지만 나는 가성을 사용한 미성이 정말 좋다. 그 소리는 공간을 부유하고 채색한다. 그래서 시어에서 이미지를 추출하고 그림에서 색을 추출하여 새로운 그녀만의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그녀의 눈에 비친 그림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