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 밴드 퍼플 헤이즈의 데뷔 앨범이다. 그룹 이름에서 지미 헨드릭스가 떠올라 강렬한 사운드를 구사하는 퓨전 밴드를 예상했더니 생각보다 다채롭고 부드러운 사운드를 들려주어 놀랐다. 기본적으로 이들의 음악은 소울, 펑키, 블루스 그리고 재즈를 적절히 가로지른다. 그 중 펑키 사운드가 그룹에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이것은 ‘이상해’, ‘빠라빠라’등의 곡을 들으면 쉽게 이해된다. 이 외에 ‘A Go Go’나 ‘일루와’, ‘No Abuse’같은 곡들은 록에 더 가깝지만 세련된 질감이 같은 선상에서 그룹을 이해하게 한다. 그런데 퍼플 헤이즈의 음악은 굳이 재즈의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재즈의 정통성을 들먹이자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지향점이 그룹의 다양한 가능성의 추구에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Misunderstood Days’나 ‘달도 차면 기운다’같은 곡은 보통의‘가요’로 감상되는 것이 더 좋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