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흑인에 대한 처우, 재즈의 위기 등으로 인해 50년대부터 많은 연주자들이 유럽으로 건너갔다. 그 가운데는 덱스터 고든이 있었다. 나는 사실 그가 왜 유럽으로 건너갔는지 잘 모르겠다. 1962년 그의 역작인 <Go!>를 녹음하면서 50년대 마약으로 인해 감옥을 오가며 악화된 건강과 인기를 회복했음에도 그는 유럽으로 건너갔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파리나 코펜하겐에 머물면서 종종 미국에 와서 앨범을 녹음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주자들은 유럽에서 앨범 활동을 했는데 말이다. 그러면서 자신을 추방자라 말하곤 했다니 그 심사는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이 앨범은 파리로 건너가서 처음 녹음한 앨범이다. 그보다 앞서 파리에 체류 중이던 버드 파웰과 케니 클락이 함께 했고 여기에 프랑스 베이스 연주자 페에르 미슐로가 함께 하여 쿼텟을 이루었다. 여러 특수한 상황에서 녹음되었지만 사실 앨범은 그렇게 공간적인 차이를 느끼게 하지 않는다. 블루 노트의 여느 사운드와 같은 질감의 사운드이다. 특히 그의 색소폰은 여전히 나이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중후하면서도 뜨거운 열기를 발상하는데 그것이 참 매력 있다. 마구 달리는 중에서도 여유를 보이는 그 노련함. 한때 유행했던 놀이 기구를 타면서 웃는 얼굴로 사진 찍기를 연상시킬 정도다. 한편 이 앨범에서는 덱스터 고든 외에 버드 파웰도 주목해야 한다. 앨범의 마지막 곡 ‘Like Someone In Love’를 아예 그에게 할애하기도 했지만 늘 위태로운 그의 연주는 이 앨범에서만큼은 건강을 넘어 최상의 모습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