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토 유니온과 펑카프릭 부스터 출신의 건반 연주자 임지훈의 솔로 앨범이다. 그는 지난 펑카프릭 부스터 시절부터 하몬드 오르간을 매력적으로 연주했었는데 이를 이번 솔로 앨범에서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스탠더드 곡들의 연주에서 (소울) 재즈의 색채를 담뿍 드러내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의 오르간 연주는 한국 카바레 혹은 스탠드 바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의 분위기를 많이 반영했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이디오피아 출신의 뮐라토 아스타케의 곡을 연주한 ‘Mascaram Setaba’과 ‘Yekermo Sew’가 그렇다. 여기에는 원곡 자체가 우리 트로트와 유사한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트리오의 히트곡 ‘연안부두’를 70년대 감성을 그대로 반영해 연주한 것을 보면 임지훈이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키치적인 맛이 앨범을 신비롭게 하는 동시에 친근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Organ Orgasm – 임지훈 (Beatball 2011)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