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미쿠스는 음악을 통해 도를 찾는 기인에 가깝다. 그는 지금까지 현실적인 이익, 명예 자체에 집착하지 않고 삶이 허락하는 대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 지역의 악기와 연주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습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음악을 만들어왔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재즈적 창의성과 뉴 에이지적인 회화성, 월드 뮤직적인 토속성, 명상음악적인 선의 이미지가 공존한다. 하지만 그 어느 곳에도 속하기 어려운 그만의 음악일 뿐이다. 이번 ECM에서의 17번째 앨범 역시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오로지 그의 심상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공간을 지향하는 음악을 담고 있다. 그 세계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여러 악기들이 평화로이 공존한다. 특히 이번 앨범은 오랜만에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은 순수 연주 음악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다른 어느 앨범보다 장르 선호와 상관없이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On The Wings – Stephan Micus (ECM 2006)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