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는 우리에게 보사노바를 노래하는 소녀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음악은 보사노바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그녀의 음악이 초기의 매력을 잃었다는 것은 아니다. 음악적 방향을 수정하고 또 발전시키면서 생긴 변화일 뿐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자신의 매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있지 않나 싶다. 어차피 소녀적 감수성으로 출발했지만 언제나 소녀의 이미지를 이어갈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그래서 그녀는 보사노바에서 멀어져 도시적 감성이 강한 소프트 팝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셀프 타이틀로 발매했지만 어느덧 다섯 번째가 되는 이번 정규 앨범이 그렇다. 이제 그녀의 음악에서 보사노바는 과거의 흔적이다. 대신 재즈와 포크가 어우러진 소프트 팝 사운드가 앨범을 채우고 있다. 그녀가 직접 곡을 쓴 ‘You & Me’에서 초기시절의 풋풋함이 어느 정도 느껴지지만 이어지는 곡들은 보다 팝적인 색채를 띄고 있다. 한편 이번 앨범에서도 캐롤 킹의 ‘I feel The Earth Move’, 잭슨 파이브의 ‘Never Can Say Good Bye’ 등 잘 알려진 명곡들이 20대 중반의 낭만으로 노래되었다. 이렇게 보다 팝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올리비아의 목소리.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소녀처럼 부드럽고 청순하다. 지난 첫사랑의 목소리라고나 할까? 이것이 이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