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기타 연주자 송용창이 낯설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2006년에 발매되었던 여성보컬 여진의 <In Gray>라는 앨범을 상기하기 바란다. 이 앨범에서 대부분의 곡을 작곡하고 사운드를 이끌었던 사람이 바로 송용창이었다. 그 때 상당히 관조적이고 시적인 연주를 펼쳤던 것이 기억난다. 그런데 이런 기억 끝에 이번 그의 첫 리더 앨범을 듣는다면 다소 당혹스러울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이 앨범에서 드러나는 그의 모습은 안으로 숨어드는 연주자가 아니라 적극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연주자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앨범이기에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차분히 앨범을 듣다 보면 차분하고 내면적인 송용창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발견하게 된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송영주(피아노), 최은창(베이스), 크리스 바가(드럼)와 밀도 높은 호흡을 나눈다. 확실히 그 어울림은 긴장으로 가득하고 그만큼 짜릿한 순간을 연출한다. 그러나 속주의 순간에도 그는 서두는 법이 없다. 음들 하나하나를 차분하고 고려하고 그것을 차분하게 이어나간다. 그렇기에 그의 기타는 말을 절제하는 듯한 담백함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 시적인 곡 제목만큼이나 슬픔이나 기쁨으로 표현하기 곤란한 감정의 미묘한 부분을 건드린다. 이렇게 작곡이건 즉흥적인 솔로 연주건 감정을 흔드는 부분이 송용창의 음악적 매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을 유지한다면 확연한 개성을 지닌 연주자로 오래 기억되리라 확신한다.
Motion Of The Soul – 송용창 (Kang & Music 2009)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