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야콥 칼존의 이번 앨범은 최근 그의 음악적 관심을 그대로 반영한다. 재즈를 기반으로 클래식, 록,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사운드를 결합하기. 특히 에스뵤른 스벤슨과의 연관성을 이번 앨범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인트로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공상과학적인 세계로 안내하는 ‘Running’같은 곡이 그렇다. 뭐 여기까지는 이전 앨범에서도 만날 수 있는 것이니 그리 특별하지 않다.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는 록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이 다르다. 특히 라이너 노트에 언급되어 있듯이 독일의 헤비 메탈 그룹 람스타인을 염두에 두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람스타인의 음악을 제대로 듣지 못해 뭐라 말하진 못하겠다. 그런데 자작곡 외에 콘의 ‘Here To Stay’를 연주한 것은 의외다. 아무튼 헤비 메탈적인 요소가 들어가면서 앨범 전체는 크고 작음, 빠르고 느림의 대비가 확실해 졌다. 그러면서 공상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클래식적인 터치가 인상적인 ‘Rhododendron Rites’으로 마무리 되는 것에서 그가 앨범에 영화적인 서사를 넣으려 했음이 느껴진다.
한편 이번 앨범의 영화적인 상상력의 가장 큰 역할은 야콥 칼존보다 요나스 홀게르손의 드럼이 아닌가 싶다. 그의 드럼이 강렬하게 사운드에 굴곡을 만들어 내면서 일렉트로니카적인 요소와 록적인 요소가 특별한 상상력의 지위를 지니니 말이다.
야콥 칼존이 이런 음악을 펼치는 것은 그의 음악적 관심사가 다양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운드가 과연 오래 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분명 트렌디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그 지속성에 서서히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번 앨범을 비판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서서히 이런 스타일의 사운드가 물리기 단계로 들어갈 때가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