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더글라스의 최근 앨범들을 보면 중규모 편성에 일렉트로-어쿠스틱이 조화된 음악들이 주를 이룬다. 스튜디오에서 라이브처럼 녹음된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마치 마일스 데이비스의 1970년대 활동에어 아이디어를 얻은 듯 전자적 질감과 포스트 밥의 긴장이 어우러진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DJ 올리브 등 전자적인 면을 책임지고 있는 연주자들이 만들어 내는 우주적인 공간감이야 말로 이번 앨범을 결정 짓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들의 만들어 놓은 배경이 있기에 솔로 연주자들이 구체적인 서사를 풀어갈 수 있었다.
이러한 그의 시도는 2003년도 앨범 <Freak In>무렵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다소 복잡하다 싶었던 것이 갈수록 차분하게 정리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함께 하는 연주자들도 새로운 구성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드러나는 사운드는 상당히 복잡하게 보여지지만 의외로 사운드는 단순 명료한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90년대 후반의 데이브 더글라스가 그립다. 아무래도 편성을 크게 가져가다 보니 구조적인 짜임새를 유지하는데 더 공을 들이고 있고 그로 인해 데이브 더글라스만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트럼펫 솔로가 뒤로 물러섰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Tiny Bell 트리오나 Charm Of The Night Sky 밴드 시절의 음악도 다시 해보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