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 고다르는 튜바와 세르팡-우리 말로 ‘뱀’으로 해석되는데 악기 모양이 뱀처럼 구불구불하다-을 연주한다. 그러면서 바로크 시대 음악에도 큰 관심을 보여왔다. 그렇다고 클래식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것은 아니다. 장르를 가로지르는 자유주의자의 관점이랄까? 몬테베르디의 음악을 앞에 내세운 이 앨범도 그렇다.
이 앨범에서 그는 스티브 스왈로우(베이스), 가비노 무르기아(색소폰)과 이룬 재즈 트리오에 브뤼노 헬스트로퍼(테오르보), 기예메트 로렌스(소프라노), 파니 파쿠(바이올린)으로 이루어진 바로크 트리오를 결합하여 색다른 음악을 들려준다. 바로크 트리오가 들려주는 정갈하고 투명한 공간에 미셀 고다르의 튜바나 세르팡이 스며들고 여기에 가비노 무르기아의 색소폰이 상승의 연주를 펼치는데 그 분위기가 매혹적이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힐리어드 앙상블과 얀 가바렉의 협연을 들었을 때의 느낌이랄까?
사실 앨범에서 몬테 베르디의 곡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그나마 이 곡들도 클래시컬하다고 해도 색다른 편곡을 거쳤다. 그럼에도 앨범 타이틀이 ‘몬테베르디’인 것은 그가 느끼는 작곡가의 스타일로 모든 곡을 꾸몄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바로 내가 느꼈던 정숙한 공간과 상승의 에너지가 아닐지.
이런 이미지에는 앨범이 프랑스 중부에 위치한 누알락 사원에서 이루어진 것도 크다. 12세기에 건축된 이 사원은 궁륭이 매우 높아 공간적 여백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음악 녹음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앨범도 그 효과를 충분히 봤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