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 포르탈이 지금까지 해왔던 여러 활동에 견주어 볼 때 이 앨범은 무척이나 실험적이고 모험적이다. 현대 재즈가 이제는 스윙보다는 즉흥 연주에 초점을 맟추고 있다고 할 때 미셀 포르탈은 아예 상황자체를 즉흥에 놓았다. 즉 앨범의 아이디어를 내놓은 프로듀서와의 작업이 처음임은 물론 함께 한 연주자들은 녹음 당일까지 한번도 만나보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그 중 리듬 섹션을 담당하는 소니 톰슨과 마이클 블랜드는 재즈가 아닌 팝 가수 프린스의 밴드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주자들이라서 무척이나 생소하지 않을 수 없다. 포르탈 역시 이런 상황에 무척 애를 먹었다고 최근의 한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을 낯선 상황에 떨어뜨려 놓은 미셀 포르탈은 여전히 최고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뜻밖으로 새로운 리듬에 잘 적응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라벨 NATO를 통해서 잘 알려진 피아노 연주자 토니 하이마스의 중재자 역할이 크다. 그리고 두 리듬 연주자들은 미셀 포르탈이 작곡 당시부터 각 곡마다 상정했던 특정 이미지, 사고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재즈 바운스 대신 현란하고 단단한 소리로 전체 공간을 메우고 있는데 미셀 포르탈의 속도보다 두 배는 빠르게 연주하는 자신들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미셀 포르탈이 펼쳐내는 선율적인 솔로를 잘 감싸고 있다. 그러나 약간은 형식적이라는 비판은 면할 수 없을 듯 싶다.
두 파트로 나뉘어진 앨범 전체는 구성 특성상 초기 재즈롹이나 퓨전, 펑키 재즈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그 내부에는 어쿠스틱적인 사고가 지배하고 있음이 발견된다. 처음으로 연주한다는 찰스 밍거스의 ‘Good Bye Pork Pie Hat’이나 앨범에서 가장 빛나는 곡이라 할 수 있는 ‘Judy Galand’등의 곡에서 드러나는 각 부분들의 대화는 단지 각 연주자들의 힘의 관계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음색에 의한 것이다. 여기에 단순성과 공간감을 이용해서 긴장을 만들어 내는 미셀 포르탈 특유의 스타일은 일렉트릭 악기들의 포화된 소리 속에서도 변함없이 드러난다.
최근 즉흥을 극단으로 몰아 붙이는 재즈가 리듬의 중요성을 최소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미셀 포르탈의 이번 앨범은 리듬을 오히려 고정시켜 놓고 그 위에서 자유로운 연주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사운드에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대중에게는 보다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