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포드 마샬리스의 이번 앨범 타이틀은 ‘변형, 변화’의 의미를 띤다. 그러나 이 앨범에 담긴 사운드는 앞으로의 변화를 제시하기보다는 그간 브랜포드 마샬리스가 점진적으로 변화한 음악의 결정판, 종합판을 담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전통을 따르면서도 자신만의 신선함을 유지해온 브랜포드 마샬리스의 바로 그 사운드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현재 브랜포드 마샬리즈의 존재,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색다른 아이디어가 발견되지는 않지만 연주의 무게로 승부하는 쿼텟의 사운드가 주는 견고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운드를 근 20여년간 해오고 있는 것이다.
제프 테인 와츠, 에릭 레비 등의 연주자도 자기 목소리를 충분히 내지만 이 앨범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부분으로 나는 조이 칼데라조의 피아노를 언급하고 싶다. 그는 들어갈 때와 나갈 때를 명확히 구분하면서 사운드의 여백을 창출하고 있다. 그렇기에 쿼텟 사운드가 복합하지 않은 이미지를 지닐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작곡한 ‘Blossom of Parting’, ‘Last Goodbye’같은 두 곡의 슬픔을 간직한 발라드 곡도 인상적이다.
물론 존 콜트레인의 뜨거움과 웨인 쇼터의 냉랭함을 아우른 듯한 브랜포드 마샬리스의 색소폰은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