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chmaker – 이노경 (Nokyung Le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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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이노경의 첫 앨범 <Flower You>를 들었을 때 나는 뉴 에이지와 재즈를 오가는 솔로 연주에 그리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그냥 심심하다는 느낌. 그러나 지난 해 발매된 <CaTrot>를 들으면서 상큼한 아이디어와 그에 걸맞은 연주가 어우러졌다는 느낌에 앨범을 즐겼다. 그런 좋은 느낌은 이번 앨범에서 완전한 호감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앨범에서 그녀는 재즈와 국악의 결합을 시도했다.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서도 음악적 욕심이 있었는지 몇 해 전부터 국악 대학원에서 공부를 계속했다고 한다. 그것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러한 시도가 이젠 진부하다 싶을 정도로 많았기에 시도 자체는 흥미롭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로서의 음악은 상당히 흥미롭다. 짜릿한 감동이라고 하고 싶다. 사실 국악과 재즈는 스케일의 측면에서 유사한 점이 있음에도 정서적인 문제인지 생각보다 그 결합이 어렵다. 그동안 썩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오지 못했던 것도 이 때문. 그런데 이노경은 그 접점을 잘 파고들어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였던 것 같다. 두 음악을 모으더라도 어느 쪽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이노경의 경우 재즈가 우선이었다. 즉, 국악을 받아들인 재즈를 연주한 것이다.

앨범은 피아노-베이스-장구 트리오 편성으로 녹음되었다. 그리고 절반을 우리 민요로 채웠다. 그러나 이런 소재적인 측면이 아니라 연주적인 측면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장구의 강박적인 국악 리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노경의 피아노를 들어보면 존 콜트레인의 모달 재즈 시대, 특히 맥코이 타이너의 에너지 넘치는 연주가 생각난다. 사실 나는 국악과 재즈의 만남보다 그녀의 이런 부분이 더 마음에 든다.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발견한 듯 흠칫 놀라기까지 했다.

생각해보면 첫 앨범부터 그녀는 재즈의 틀 안에 놀기보다 재즈를 중심으로 다른 음악을 초대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녀가 쓴 책 <재즈캣>에서도 그런 의견을 피력했었고. 그렇다면 ‘중매쟁이 Matchmaker’라는 타이틀은 이번 앨범뿐만 아니라 그녀의 음악 전체에 어울리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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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이노경의 첫 앨범 <Flower You>를 들었을 때 나는 뉴 에이지와 재즈를 오가는 솔로 연주에 그리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그냥 심심하다는 느낌. 그러나 지난 해 발매된 <CaTrot>를 들으면서 상큼한 아이디어와 그에 걸맞은 연주가 어우러졌다는 느낌에 앨범을 즐겼다. 그런 좋은 느낌은 이번 앨범에서...Matchmaker - 이노경 (Nokyung Lee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