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는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들이 한 무대에서 어우러질 기회가 많다. 그러니까 한 클럽 무대에 북유럽 전통 포크와 재즈, 일렉트로니카 음악이 함께 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장르를 가로지르는 독특한 음악이 만들어지곤 한다. 북유럽의 전통 악기인 칸텔레-우리의 가야금처럼 현을 뜯는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시니카 란게란드의 음악도 그런 경우다. 성당의 오르간 연주자 커레 노르트스토가와 비올라 연주자 라스 안데르스 톰테르와 함께 한 이 앨범에서 그녀는 북유럽의 종교적 색채가 강한 전통 포크 음악과 바흐의 클래식의 교차를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그녀를 중심의 세 연주자가 모였다고는 하지만 합주를 하지는 않는다. 그녀가 칸텔레를 연주하며 노래한 포크 음악과 웅장한 교회 오르간 솔로, 그리고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이나 파르티타 2번 샤콘느를 연주하는 비올라 솔로가 병치되어 앨범을 구성한다. 이러한 세 연주의 분산된 배치는 독특한 서사를 형성하면서 앨범 전체를 신비와 경건의 정서로 가득 메운다. 그리고 오르간이나 비올라의 정격적인 클래식 연주에 시니카 란게란드의 독자적인 노래가 겹치는 형식의 듀오 곡이 몇 곡 있다. 그 가운데 바흐의 샤콘느에 ‘Ave Maria’의 오래된 가사를 노래하는 마지막 곡은 짜릿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사실 음악 형식상 이 앨범은 재즈 보다는 클래식이나 크로스 오버 음악에 더 가깝다. 그러나 앨범의 기획과 실현은 재즈적인 창조성이 충분히 느껴진다.
Maria’s Song – Sinikka Langeland (ECM 2009)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