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연주자 도미닉 파리나치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그는 15세에 윈튼 마샬리스에게 발굴되어 그가 이끄는 링컨 재즈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초청되기도 했었고 나아가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한 올 해 25세의 젊은 연주자다. 그러나 앨범 경력은 신예로 보기엔 무리가 있을 듯하다. 이미 일본에서 다섯 장의 앨범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앨범들은 일본에서 큰 호응을 받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이번 여섯 번째 앨범은 미국에서 제작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도약을 위한 야심작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전 그의 앨범이 어땠는지 나 역시 모르지만 이번 앨범은 상당히 달콤하다. 특히 탱고의 명곡‘Libertango’부터 ‘Ne Me Quitte Pas’같은 샹송.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에 등장하는‘E Lucevan La Stelle’이반 린스의 ‘Love Dance’, 류이치 사카모토의 ‘Bibo No Aozora’등 장르를 가로지르는 친숙한 곡들이 연주되었다는 것도 앨범의 큰 매력이다. 이들 곡들을 도미닉 파리나치는 그윽하고 따스한 톤으로 곡의 낭만을 최대한 강조하며 연주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앨범을 가벼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테마를 발전시키는 그의 트럼펫 솔로는 물론 조 로바노(색소폰), 케니 베이런(피아노), 조 록크(비브라폰) 스트링 앙상블 등이 어우러진 사운드는 쉽게 질리지 않을 무게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