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연주자 러셀 건은 60년대 소울 펑키 재즈와 마일스 데이비스의 일렉트릭 퓨전을 기반으로 오늘에 맞는 새로운 퓨전 펑키 소울 재즈를 선보여왔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일반적인 퓨전/스무드 재즈 앨범으로 보기에는 연주자적 존재감이 강하고 유럽식 일렉트로 재즈의 관점에서 보기에는 사운드의 질감이 다소 거칠다. 유럽 일렉트로 재즈에 대한 미국의 답변인 동시에 새로운 감수성을 지닌 퓨전 재즈라 하겠다. 그의 기존 스타일을 그대로 연장한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강박적인 전자 리듬, 다채로운 변화로 서사적 상상을 자극하는 사운드와 거침과 부드러움을 넘나드는 러셀 건의 트럼펫 연주는 미국식 퓨전/스무드 재즈나 유럽식 일렉트로 재즈와는 다른 러셀 건만의 것이라 할만하다. 도시적 서정을 그리면서도 결코 감상에 빠져 긴장을 잃어버리지 않는, 세련되고 매끈한 질감을 추구하면서도 연주자적 진지함을 잃지 않는 사운드다.
Love Stories – Russell Gunn (High Note 2008)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