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주는 개인적으로 연주를 유려하게 진행시키는 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멜로디 감각도 뛰어나고. 그렇기에 세션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요즈음 그녀의 이름이 가요 앨범에서도 보이곤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트리오는 지난 앨범들에 비해 보다 묵직하고 진중해진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고 그녀의 음악이 달라졌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녀는 날렵하고 부드럽다. 또한 전통적인 트리오 양식에 대한 애착 또한 여전하다. 다만 정서적으로 내면을 보다 깊게 파고 든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인지 앨범을 듣는 내내 긴장을 가득 느꼈다. 쉬지 않고 달려나간다는 느낌, 파도와 같은 역동적인 힘이 나를 감쌌다. 송영주의 다른 앨범에서는 느끼기 어려웠던 새로운 이 맛이 당혹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신선하다.
한편 내적인 면이 강화되었다는 느낌을 받아서인지 한 두 곡은 조금 더 느리게 연주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예를 들어 ‘Armsterda’같은 곡을 리듬을 안으로 감추고 템포를 두 배로 느리게 연주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앨범 속 연주가 이상해서가 아니라 그 멜로디를 따라가다 보니 보다 큰 여백과 호흡을 상상하게 되기에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