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속에서 길을 잃다’라는 타이틀의 의미를 표현한 듯한 표지를 지닌 앨범은 지난 2009년 2월 뉴욕 빌리지 뱅가드에서 있었던 폴 모션의 트리오 공연을 담고 있다. 그런데 크리스 포터(색소폰), 제이슨 모란(피아노)가 함께 한 독특한 편성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베이스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피아노와 드럼이 베이스의 부재가 주는 공백을 메우려 하지도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 연주하는 것이다. 마치 공연 전에 오기로 했던 베이스 연주자가 급한 일로 못 오기라도 한 양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주한다. 그렇게 내적인 충동을 제거한 연주는 클럽 공연임에도 차분한 서정을 유지한다. 애프터 아워즈의 고독 같은. 나는 크리스 포터가 이토록 조용히 젤제하며 연주할 줄을 몰랐다. 존 콜트레인의 유산을 드러내면서도 그것을 안으로 감아내는 연주. 아름답다. 제이슨 모란은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공간만을 점유할 뿐 침착함을 시종일관 유지한다. 폴 모션의 드럼도 마찬가지다. 그는 스네어로 현실감을, 심벌로 몽환적인 공간감을 대조, 유지시키는 연주를 펼치는데 그것이 마치 하나의 그림 그리기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세 연주자의 연주는 한 공간에 모인 다른 시선처럼 상당한 독립성을 보장받는다. 그러면서도 하나가 되는 것은 참으로 오묘한 일이다.
Lost In A Dream – Paul Motian (ECM 2010)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