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닉 뵈르취가 이끄는 그룹 로닌이 지난 3년간 50여 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공연을 펼쳤다. 이 앨범은 그 많은 공연에서 가장 좋다고 판단한 곡, 그룹과 관객이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되는 곡 9곡을 모은 것이다. 사실 이 그룹의 음악은 미니멀리즘 혹은 테크노 음악에 가까운 반복적인 리듬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공연으로 보기엔 다소 무료하리란 생각을 하기 쉽다. 청취환경이 좋은 조용한 실내에서 감상하는 것이 더 좋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라이브 앨범은 이런 생각이 기우였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기계처럼 정확히 연주하지만 그러면서도 적절한 솔로 연주로 라이브적 성격을 드러낸다. 그렇다고 현장감을 살렸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무대를 스튜디오나 일반 실내 공간으로 바꾸었다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그만큼 관객을 사로잡고 그들을 그룹이 지향하는 선(禪) 펑크의 공간으로 이끄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Live – Nik Bärtsch’ Ronin (ECM 2012)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