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허먼 오케스트라의 포 브라더스로 잘 알려진,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대표했던 색소폰 연주자 가운데 한 명인 주트 심스가 1973년 필라델피아에서 가졌던 공연을 정리한 앨범이다. 이 당시 그의 연주 스타일은 재즈의 중심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연주력만큼은 아직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듯하다. 나아가 50을 앞둔 나이가 오히려 어떤 곡이건 자신의 스타일로 느긋하게 연주할 수 있는 여유를 부여해 연주를 매력적으로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앨범에서 그는 스탠더드 곡들을 연주하면서 기발한 새로움을 추구하기보다는 여유로운 스윙과 편안한 솔로에 충실할 뿐이다. 그와 함께 한 연주자들도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연주에 집중한다. 그런데 이런 연주와 호흡이 그리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신선한 맛을 준다. 강한 인상을 남기진 않지만 듣는 동안은 편하게 손가락을 움직이며 웨스트 코스트 시대를 향수할 수 있는 앨범이다.
Live In Philly – Zoot Sims (32 Jazz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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