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멜다우는 트리오 공연뿐만 아니라 솔로 공연 또한 꾸준히 펼쳐왔다. 하지만 그의 솔로 앨범은 지난 2004년에 발매된 <Live In Tokyo>가 유일하다. 그래서 지난 2006년 8월 프랑스의 마르시악 재즈 페스티벌에서의 솔로 공연을 담고 있는 이 앨범이 무척이나 반갑다.
앨범에서 그는 자작곡과 함께 라디오헤드(Exit Music), 너바나(Lithium), 비틀즈(Martha My Dear), 제프 버클리(Lilac Wine-실제 작곡은 제임스 알란 쉘튼), 닉 드레이크(Things Behind The Sun) 등의 록의 명곡들과 스탠더드 재즈곡 몇 곡을 연주한다. 하지만 이들 곡들을 전통적인 멜로디 중심으로만 생각하며 연주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두 세곡을 묶어서 연주하여 개별 곡을 또 다른 경지-새로운 통일체로 이끈다. 바로 여기에 이 라이브의 매력이 있다. 단순히 서정적인 멜로디로만 채우지 않고 부서지는 모래성을 부질없이 계속 시간을 거역하며 쌓는 듯한 강렬한 왼손 연주를 강조하여 록 그룹 혹은 오케스트라 규모의 압도감을 주는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지금 생각하면 연주 방식은 다르지만 연주의 기본 아이디어는 존 콜트레인의 시츠 오브 사운드와 유사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그의 왼손 연주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아무튼 예를 들어 우울한 공감감이 돋보였던 Exit Music은 브래드 멜다우 본인의 곡인 Goodbye Storyteller와 맞물리며 세기말적인 격정을 지닌 곡으로 바뀌었다. 또한 앨범의 첫 곡 Storm은 왼손과 오른손이 역할 분담을 하지 않고 서로 대위적인 관계로 겹치고 충돌하는 것을 통해 이후 펼쳐질 연주를 예견하게 한다.
반면 스탠더드 곡의 연주는 서정적인 면이 처절할 정도로 빛난다. 특히 Secret Love와 My Favorite Things는 브래드 멜다우식의 인상주의적 긴장, 우울이 결합된 빼어난 곡이라 생각된다.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면 이 앨범의 녹음이 2006년이라는 점이다. 그러니까 2008년에 공개되었던 빌리지 뱅가드 공연 실황 앨범이 녹음되기 전에 있었던 공연이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 이후 최근 그의 연주나 공연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이후에 앨범으로 발매될 것인가? 아니면 최근 그의 연주가 예전만 못하단 것인가? 아니면 <Highway Rider>에 힘을 너무 쏟았던 것인가?
전 Brad Mehldau음악을 들으면..
멜로디는 우울한데, 리듬이 강박적이란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그 점이 오히려 서로를 극대화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오른 손으로 자유로이 연주를 하려면 리듬이 강박적이리만큼 안정적일 필요는 있죠. 그런데 또 그 안에서 우울한 멜로디가 나오죠. ㅎㅎ
음악의 서정성, 우울한 감성, 신비감이 일반적으로 직관에 의해 우연적으로 어떤 무의식적 직관에 의해 만들어 진다고 알고 알고 있지요..
하지만, ECM의 맨프레드 아이허에 대한 글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그러한 미묘한 감정들이 알고보면 매우 정교하고 치밀한 테그닉(?)에 의해서도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뭔가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걸 알게 되었을때 ‘이성’과 ‘감성’을 이분법적으로 구분짓는게 무의미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상하게 멜다우 음악만 들으면 생각이 꼬리를 물게 되네요..휴..
감정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가는 결국 정상적인 소통의 과정을 고려해야 하지요. 음악도 그렇다고 봅니다. 그래서 오선지와 음표가 생긴 것이겠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