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멜다우 트리오의 이번 신보는 네 번째 빌리지 뱅가드 라이브 앨범이 된다. 하지만 네 번째 라이브 앨범이라는 사실보다 드럼 연주자가 호르헤 로시에서 제프 발라드로 바뀐 이후의 첫 번째 라이브 앨범이라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앨범에 담긴 공연은 2006년 10월에 녹음된 것이다. 이 무렵이면 새로운 트리오의 첫 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Day Is Done>을 녹음하고 1년이 흐른 뒤였기에 트리오의 호흡이 완성단계에 이르었던 시기라고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이 트리오는 2005년 2월 24일-그러니까 <Day Is Done>이 녹음되기 17일 전-과 2006월 9월 19일-그러니까 이 앨범이 녹음되기 야가 한 달 전-에 한국에서 공연을 했었다. 그런데 2005년 공연에서는 트리오의 균형이나 활력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면 2006년 공연에서는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어느새 완성된 트리오의 호흡으로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2006년 한국 공연은 이 앨범을 위한 전초전에 지나지 않았다. 앨범에 담긴 빌리지 뱅가드 공연 실황은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브래드 멜다우는 새로운 에너지를 얻은 듯 거침 없이 극한을 향해 전진하는 연주를 보여준다. 다른 연주자를 자극하면서 중심을 잃지 않는 래리 그르나디에의 베이스와 전체 사운드에 속도감을 부여하는 제프 발라드의 드럼도 독자적인 개성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트리오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인다는 것이다. 특히 록 그룹 사운드 가든의 곡을 연주한 “Black Hole Sun”은 세 연주자가 얼마나 서로를 신뢰하고 이를 통해 세 연주자의 합을 넘어서는 트리오만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는지 확인하게 해준다. 실제 이 곡에서 브래드 멜다우와 트리오 멤버가 23분 30초 동안 보여주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무한한 상상력과 촘촘한 인터플레이는 단연코 앨범의 백미다. 한편 오아시스의 곡을 연주한 “Wonderwall” 그리고 녹음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이후 팻 메스니와 새로이 연주하게 될 “Secret Beach”그리고 자신의 이름 철자를 교묘하게 뒤섞어 만든 “Buddha Realm” 등의 곡이 흥미롭다.
나는 이 앨범에서 드러나는 연주자 개개인의 자유와 직관적인 호흡에서 브래드 멜다우가 키스 자렛와 그 트리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아니 적어도 브래드 멜다우가 피아노 트리오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브래드 멜다우 앨범은 살아가면서 중간 중간 한번씩 듣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개인적으론.. 그런 강제적 느낌(?)이 들게 만드는 몇 안되는 연주자 중에 한명입니다.
간만에 또 귀기울여 듣게 되네요.
그만큼 브래드 멜다우만의 무엇이 있고 그것이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제게는 키스 자렛이 그렇습니다. ㅎ
고백(?)하자면, 그 유명한.. 키스자렛 앨범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애용자라 해놓고서는..말해놓고 나니 좀.. 많이 부끄럽긴 하네요..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들어봐야겠습니다.^^
아하! 들어보세요. 아마 새로운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되시지 않을까 싶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