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연주자 니콜라 폴메가 드럼 연주자 다니엘 위매르를 만났다. 그런데 두 사람의 이름이 함께 있지만 앨범은 기존 니콜라 폴메의 스타일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Galinette’, ‘Gravenstein’같은 다니엘 위매르의 곡도 연주되긴 했지만 그 연주 방식은 니콜라 폴메를 따른다. 니콜라 폴메의 곡 중에서 인상적인 곡 가운데 하나였던 ‘I Comme Icare’의 새로운 연주가 대표적. 그렇다면 드럼 연주자는 들러리일까? 아니다. 이 드럼 연주자는 드럼을 연주하면서도 멜로디적인 전개를 이끌어 낸다. 단순히 박자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트럼펫 혹은 피아노와 같은 흐름을 보이면서 사운드를 담백하게 하는 한편 멜로디를 리듬의 영역으로 이끌어 낸다. 특히 그의 심벌 연주는 그의 아우라를 그대로 반영한다. ‘Attrape moi si tu peux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같은 곡은 그 정점이라 생각한다. 사실 피아노를 연주한 알피오 오르글리오나 베이스를 연주한 로랑 베르네리의 존재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드럼 연주자의 압도적인 연주가 이들을 그 뒤로 머무르게 한다. 앨범이 니콜라 폴메와 다니엘 위매르의 공동 리더작으로 발매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리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또 조화하기. 그것이 이 앨범의 가장 큰 강점이다.
Lights – Nicolas Folmer & Daniel Humair (Cristal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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