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급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컨템포러리 재즈 그룹 포플레이가 활동을 시작한지 어느덧 20년이 되었다. 이번 앨범만 해도 어느새 12번째. 그 동안 그룹은 멤버 모두가 개성이 강한 연주자들임에도 연주자들의 안정적인 호흡을 중시하는 사운드를 선보여왔다. 이번 앨범 또한 기타 연주자가 래리 칼튼에서 척 로엡으로 바뀌긴 했지만 사운드의 밀도는 변함이 없다. 여전히 네 멤버가 앨범을 위해 쓴 곡들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포진해 있으며 도시적인 세련미를 드러내는 가운데 연주의 즐거움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나탄 인스트 외에 게스트로 보컬을 몇 곡에 초대하는 방식도 그대로다. 이번 앨범에서는 루벤 스투더드가 원래 R&B 듀오 워맥 앤 웨맥의 곡인 ‘Love TKO’를, 아니타 베이커가 스탠더드 재즈 곡인 ‘You’re My Thrill’을 노래해주었다. 한편 모든 것이 이전과 같은 조제법으로 만들어진 듯하면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기도 한다. 특히 척 로엡이 작곡한 곡들이 그렇다. 자신이 쓴 곡을 통해 그는 자신이 이전의 래리 칼튼이나 리 릿나워와 유사한 음악적 성향을 지녔으면서도 그와는 다른 감성을 지녔음을 은근히 드러낸다. 포 플레이보다는 팻 메시니적인 분위기가 더 강한 ‘Above & Beyond’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그래도 아직까지 포플레이의 사운드는 그대로이다. 하지만 이후 부드러운 질감은 잃지 않으면서도 그룹의 음악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하게 된다.
Let’s Touch The Sky – Fourplay (Heads Up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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