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연주자 쿠옹부의 새로운 앨범이다. 흥미롭게도 Origin 레이블에서 앨범을 발매했다. Origin 레이블로서는 다소 모험이 아니었나 싶다. 레이블을 생각하며 이 앨범의 수록 곡을 보면 ‘Body & Soul’, ‘ All The Things You Are’, ‘My Funny Valentine’ 등의 수록 곡을 보고 모처럼 쿠옹부가 전통적인 어법으로 연주했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번 앨범에서 쿠옹 부는 그의 우주적 사운드의 끝을 보여준다. 테드 푸어(드럼), 스토무 다케시(베이스)와 함께 그의 제자 루크 버그먼(베이스)을 가입시켜 더블 베이스라는 특별한 쿼텟을 만든 이 앨범에서 그는 자신의 트럼펫 마저 우주적 공간 속에 사라지게 하려는 듯 압도적인 공간감을 경험하게 해준다. 이것은 앨범 초반을 장식하는 스탠더드 3부작도 예외는 아니다. 테마를 인식할 수는 있지만 그 느낌은 완전히 다르게 연주되었다. 몽환적이고 비실체적인 해석이랄까? 또한 비틀즈의 ‘Something’, 잭슨 브라운의 ‘My Opening Farewell’도 특유의 우주적인 사운드로 해석되었다. 그리고 타이틀 곡은 존 콜트레인의 ‘Giants Steps’의 코드 진행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포스트 밥의 느낌을 주지 않는다. 나는 이 앨범은 프로그레시브 록 쪽 애호가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재즈 애호가들이 좋아한다면 그것은 우주적 공간감 속에 담긴 정서적인 효과 때문이라고 본다. 나는 그 거대한 사운드를 들으며 공상 과학 영화를 상상했다.
한편 앨범의 사운드는 마일스 데이비스를 따르는 마크 아이샴이 닐스 페터 몰배와 만난 것이라 하고 싶다. 다소 복잡할 수 있지만 70년대 마일스 데이비스를 보다 세련되게 만든 것이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