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베이스(첼로) 연주자 르노 가르시아 퐁스는 지금까지 다양한 민속적 특징이 어우러져 가상의 공간을 지향하는 재즈를 선보여 왔다. 특히 그는 유럽 남쪽의 음악적 전통에 깊은 애착을 갖고 이를 자신의 재즈에 차용해 왔다. 아무래도 스페인 출신의 부모를 두었고 그로 인해 유년 시절 재즈와 함께 유럽 남부의 음악을 즐겨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NJA 레이블에서의 이번 8 번째 앨범에서도 여전히 그의 시선은 건조하고 뜨거운 태양으로 인해 오후가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은 남쪽의 공간을 향한다. 이를 위해 그는 지중해에 인접한 여러 지역의 음악을 적극 차용했다. 그런데 건조한 아르코 주법에서 매력을 드러내는 가르시아-퐁스의 5현 베이스나 우수를 담고 있는 다비드 베니투치의 아코데온, 그리고 키코 루이스의 기타가 어우러진 연주를 듣다 보면 여러 남쪽 지역의 음악 가운데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플라맹코의 색채가 가장 많이 차용되었음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단 세 곡에만 등장하지만 플라맹코 보컬 에스페란사 페르난데스의 참여는 앨범 전체에 플라맹코 특유의 태양처럼 열정적인 정조를 부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플라맹코적인 색채 외에 ‘Ver’같은 곡에서 도 볼 수 있듯이 중동지역의 느낌 또한 간과하면 안 된다.‘남쪽의 연계’라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앨범은 플라캥코가 아닌 유럽 남부의 음악을 종합한 르노 가르시아 퐁스만의 특별한 공간을 지향한다.
La Linea Del Sur – Renaud Garcia-Fons (Enja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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