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색소폰 연주자 피에릭 페드롱의 ACT에서의 두 번째 앨범이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델로니어스 몽크의 곡을 연주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피아노가 빠진 트리오를 기본으로 몽크를 연주하고 있다. (몇 곡에서는 최근 각광받는 트럼펫 연주자 암브로스 아킨무시레가 참여한 쿼텟으로 연주했다.) 피아노를 왜 뺐을까? 나름 피아노 연주자에 대한 경의의 표시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 절묘하고 오묘한 코드 진행은 몽크만의 것이다라는 메시지랄까?
그런데 그 연주가 무척 흥미롭다. 몽크의 곡을 연주하지만 색소폰 연주에서는 존 콜트레인의 향취가 느껴지면서 보다 새로운 감상을 하게 만든다. 더욱이 암브로스 아킨무시레가 가세하면 연주는 초창기 오넷 콜맨의 쿼텟 연주를 생각하게 한다. 물론 여기서 색소폰은 오넷 콜맨 대신 존 콜트레인이 하고 있고. 그렇다고 몽크를 색소폰 연주자가 잊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뒤뚱거리는 듯한 흐름과 피아노의 부재가 만들어내는 여백에서 충분히 몽크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곡을 연주하고 이를 통해 그 누구를 생각한다고 해서 꼭 그의 스타일을 따를 필요는 없지 않는가? 그에게서 출발한 자신만의 것, 어쩌면 선배의 그림자가 희미해진 자신만의 스타일로 연주를 해도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이 앨범에 담긴 연주가 연주의 측면에서나 그 긴장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의 측면에서 무척 좋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