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라의 음색은 그 자체로 신비와 원초의 맛을 느끼게 한다. 아프리카의 서정이랄까? 미국 출신으로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첼로 연주자 에릭 롱스워스도 이 악기에 매력을 느꼈던 모양이다. 프랑스의 한 음악 페스티벌에서 제작자의 의뢰로 말리 출신의 코라 연주자 쉐리프 수마노와 협연을 하게 되었는데 그 때 이 악기에 빠졌다 한다. 그래서 타악기 연주자 쟝 뤽 디 프라야와 트리오를 결성하고 활동하며 이 앨범을 녹음하게 되었다 한다.
이름이 코라 트리오인 만큼 전반적인 연주는 코라를 가운데 두고 첼로가 그 대위에서 호흡을 맞춰 나가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면서 아프리카를 그리게 하면서도 이를 넘어서는 가상의 민속 음악적인 이미지들을 끊임 없이 만들어 낸다. 편성은 달랐지만 어떤 면에 있어서는 과거 아누아 브라헴의 우드와 데이브 홀랜드의 베이스, 그리고 존 셔먼의 색소폰이 어우러졌던 <Thimar>앨범을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이 앨범 역시 탈 지형적 음악을 들려주었었다.
한편 색다른 공간감은 결국 세 악기가 중첩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코라를 가운데 두었지만 그것에 의존하지 않는 연주. 여기에 자기 위치를 꼭 고수하려 하지 않은 것도 이런 화합을 가능하게 했다고 본다예를 들어 처음 타이틀 곡을 들었을 때 나는 그 민속적인 목소리가 쉐리프 수마노인 줄 알았다. 하지만 쟝 뤽 프라야가 주인공이었다. 백인이 내는 아프리카적인 향수. 이런 것이 새로운 음악 지도를 만들게 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