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도 로마노의 이번 앨범은 신선하면서도 기존 그의 다양한 프로젝트의 종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그가 앙리 텍시에와 함께 다시 녹음했다고 했을 때 나는 스클라비-로마노-텍시에 트리오의 앨범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런 나의 기대는 틀린 것은 아니었다. ‘Libero’등의 곡에서 보이듯 루이 스클라비 대신 마우로 네그리(클라리넷)과 제랄딘 로랑(색소폰)이 참여했지만 피아노가 없이 진행하는 연주의 분위기는 상당 부분 스클라비-로마노-텍시에 트리오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꼭 이 트리오와 비교를 해야 한다면 두 명의 연주자가 루이 스클라비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알도 로마노의 의도는 이 트리오의 새로운 변형에 국한된 것은 아니었던 듯싶다. 왜냐하면 이 쿼텟의 사운드에서는 과거 미셀 베니타-파올로 프레주-글렌 페리스와 함께 했던 ‘Palatino’의 흔적도 감지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무엇보다 알도 로마노 특유의 이탈리아적 감성이 드러나는 멜로디와 두 관악기의 유니즌을 통해 드러난다. 또한 마우로 네그리의 참여와 그리고 미드 템포에서 멜로디적인 느낌으로 연주하는 알도 로마노의 드럼을 보면 <Corners>에서의 노마드적 감성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이 앨범을 기존 스타일의 혼합 정도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조합을 통해 분명 신선함이 만들어졌으니 말이다. 익숙함을 유지하면서 신선하게 다가오는 음악 그것이야 말로 괜찮은 음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