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주자 송영주는 2005년 <Turning Point>를 시작으로 꾸준한 활동을 펼치며 한국 재즈를 이끄는 인물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 해 발매된 그녀의 네 번째 앨범 <Love Never Fails>는 연주와 감성 그리고 음악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음악으로 많은 감상자들을 만족시켰다. 그런데 그녀는 정규 앨범 외에 CCM 연주 앨범 활동을 해왔다. 아니 재즈 연주자로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그녀는 CCM 음악 쪽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었다. 말하자면 그녀에게 CCM은 고향의 음악인 셈이다. 긴장 속에서 즉흥 연주를 펼치면서 소진된 자신을 쉬게 하고 새롭게 하는 음악이랄까? 그래서인지 그녀의 CCM 앨범은 재즈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다른 정규 앨범에 비해 훨씬 편한 맛이 있다.
이것은 2006년에 이은 두 번째 CCM 재즈 앨범에서도 발견된다. 이번 앨범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송영주 음악의 기본을 이루는 피아노 트리오 외에 기타가 가세한 쿼텟, 그리고 다시 여기에 보컬이 가세한 편성으로 나뉘는데 이 각각의 부분들이 재즈의 틀 안에 머무르면서도 미묘한 스타일의 차이를 보여준다. 그 가운데 보컬이 들어간 5 곡은 남녀보컬 몬티 아놀드와 샤니아 스틸이 재즈보다는 R&B, 팝에 가까운 창법이기에 사운드 또한 퓨전적인 색채가 강하다. 보통의 CCM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랜디 나폴레온의 기타가 가세한 쿼텟 편성 또한 기타가 전면에서 테마를 이끌거나 가벼이 피아노와 대화를 나누며 편안한 컨템포러리 재즈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결국 이번 앨범에서도 리치 굿스(베이스)와 퀸시 데이비스(드럼)와 함께 한 트리오 연주가 제일 매력적이다. 온전히 스스로 멜로디의 모든 부분을 책임지고 그만큼 자신의 감성을 드러낼 때가 제일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Abide With Me’에서 느린 템포로 서정적인 멜로디를 이어가는 연주는 송영주의 진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CCM 곡들을 연주했다는 점에서 일반 재즈 애호가들에게는 쉽게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스탠더드 재즈곡집이나 팝 혹은 클래식을 재즈로 연주한 앨범처럼 CCM을 주제로 한 앨범 정도로 가벼이 생각하고 듣는다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스타일의 측면에서도 보통의 재즈 앨범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중요한 것은 감상자의 취향일 뿐이다. 물론 신앙심이 깊은 감상자들에게는 다른 기준에서 앨범을 감상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