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연주자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연주자는 장점만큼 일정 부분 단점 혹은 아쉬운 점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더 부각시키는 가이다. 독일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줄리아 휠스만은 어떨까? 이 여성 피아노 연주자는 ECM에서 두 장의 트리오 앨범을 통해 피아노 연주자 개인보다는 트리오의 민주적인 합주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멜로디적인 부분에서는 선명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앨범을 들으면서 선율 악기를 여백 사이에 상상하곤 했다. 그래서일까? ACT 레이블에서 보컬과 함께 녹음한 앨범들은 훨씬 더 음악 이미지가 선명한 편이다.
그런 중에 트럼펫 연주자 톰 아더와 함께 쿼텟으로 연주한 이 앨범은 이전 앨범들의 2% 부족한 부분을 매우 성공적으로 보완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 앨범에서 그녀는 쿼텟이라고 해서 피아노의 위상을 뒤로 물렸다는 느낌을 그다지 주지 않는다. 평소의 사운드에 냉랭함과 따스함을 오가는 트럼펫 혹은 플뤼겔 혼이 가세했다는 느낌을 준다. 이것은 싱어송라이터 Feist의 곡을 트리오 편성으로 녹음한 ‘The Water’와 다른 쿼텟 연주 곡을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나아가 트럼펫의 가세는 사운드의 건축적인 측면 외에 정서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한 긍정적 효과를 발휘한다. 부분이 아니라 전체가 한번에 보이는(Full View) 선명한 느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