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작곡가 죠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의 오페라와 성음악(聖音樂)을 보컬, 피아노, 첼로, 타악기, 일렉트로닉스 편성으로 새로이 해석한다. 클래식 곡의 색다른 해석이라는 점에서는 존 포터(테너)와 존 서먼(색소폰)이 주축이 된 다운랜드 프로젝트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클래식으로 분류된 다운랜드 프로젝트와 달리 페르골레지 프로젝트는 재즈에 더 가까운 음악을 들려준다. 이러한 차이는 이 프로젝트의 음악이 원곡의 고풍스러움을 보다 대중적인 것으로 전환하려 했기 때문인 것 같다. 라틴어 가사를 18세기 이탈리아의 대중 음악을 지배했던 나폴리의 언어로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원곡을 다른 공간에 위치시키기! 그래서일까? 프로젝트의 음악은 대중적이라 해서 마냥 가볍지는 않다. 원곡의 진중함, 장엄함을 그래도 유지하면서 네 멤버는 자유로운 연주를 통해 현대적인 질감의 긴장을 부단히 생산한다. 그 색다른 질감, 공간감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Il Pergolese – Maria Pia De Vito, François Couturier, Anja Lechner, Michele Rabbia (ECM 2013)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