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노장 색소폰 연주자 하인즈 사우어와 피아노 연주자 미카엘 볼니, 요아킴 쿤이 함께 한 앨범이다. 그렇다고 피아노 두 대와 함께 한 트리오 앨범은 아니다. 각각의 피아노 연주자와의 듀오 연주를 담고 있다. 이번 앨범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에 대한 색소폰 연주자의 시선을 담고 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쿨한 감성을 색다르게 해석한다고 할까? 그런데 마일스 데이비스의 파란색은 쿨함 가운데 손가락을 까딱거리게 할 정도의 리듬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하인즈 사우어의 파란색은 형체 없이 그 자리에서 맴돌며 리듬을 안으로 감춘다. 인상주의적인 측면을 많이 따르는 듯하다. 실제 미카엘 볼니나 요아킴 쿤이 만들어 낸 잔잔한 긴장 위를 흐르는 하인즈 사우어의 테너 색소폰은 실체가 없는 듯 부유하며 흩어진다. 그래서 <Kind Of Blue>에 수록되었던 ‘Blue In Green’ 을 비롯한 스탠더드 재즈 곡들의 테마는 구체적인 살을 잃고 흐믈거리며 일종의 흔적으로만 드러난다. 이런 연주는 기본적으로 프리 재즈, 아방가르드로 분류될 것이다. 그러나 그 흔적들, 부유함이 리듬을 잃고 같은 자리를 맴돌기에 생각보다 어지럽다거나 어렵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 추상성이 서정성을 발산하기에 매혹적으로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의미를 단순화하거나 중요도를 주지 않았던 이브 클라인(클랭)의 푸른색 그림을 생각하면 어떨까?
If (Blue) Then (Blue) – Heinz Sauer (ACT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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