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나는 이노경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다. 서정적인 연주에 머무를 것 같았던 그녀가 트로트를 거쳐 국악을 재즈와 결합할 줄 누가 예상했을까? 이번 앨범에서도 그녀는 지난 앨범에서처럼 재즈와 국악을 조합한 음악을 들려준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힙합이나 탕고 등을 가미하는 등 지난 앨범의 성과를 발전적으로 확장하려 했다는 점에서 새롭게 보게 한다. 편성 또한 태평소(피리), 보컬, 랩이 등장하는 등 보다 다채로워졌다. 그런데 이 앨범의 매력은 국악과 재즈의 만남에 있지 않다. 장르의 결합이 주는 긴장을 넘어 다른 누구도 아닌 이노경식 재즈-적어도 그녀의 한 시기를 규정할-를 만난다는 것에 있다. 그녀의 탄자니아 기행의 추억을 담은 ‘Shingida’같은 곡이 그 좋은 예다. ‘토리’는 우리 음악에서 지방마다 고유한 독특한 ‘투’를 의미한다고 한다. 따라서 ‘I-Tori’는 이노경식 재즈를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I-Tori – 이노경 (Jazzistik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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