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멜다우가 색다르고 야심한 앨범을 발매했다. 두 장의 CD로 구성된 이 앨범은 트리오 앨범이 아니다. 기존 트리오 멤버 래리 그르나디에(베이스), 제프 발라드(드럼) 외에 매트 챔버래인(드럼) 조슈아 레드맨(색소폰), 그리고 댄 콜맨이 지휘하는 스트링 오케스트라까지 참여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들과 함께 브래드 멜다우는 솔로 연주(1), 색소폰과의 듀오(1), 트리오 연주(3) 쿼텟 연주(3) 쿼텟에 오케스트라까지 참여한 총주(5) 그리고 브래드 멜다우가 빠진 오케스트라 연주(2)까지 다양한 편성의 음악을 제시한다.
아무래도 오케스트라가 가세했기에 이번 앨범은 작,편곡에 더 많은 비중이 느껴진다. 실제 브래드 멜다우는 브라암스, 차이코프스키, 스트라우스 등의 클래식 작곡가부터 프랑소와 로베르 등 팝,영화 음악 편곡가들의 음악을 들으며 편곡을 연구했다고 한다.
한편 이 앨범에서 브래드 멜다우가 중점을 둔 것은 자신의 음악적 아이디어가 다양한 편성에서 어떻게 구현되는가, 작,편곡과 즉흥 연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는가 외에 전체 앨범이 어떻게 하나의 서사를 형성하는가였다. 실제 앨범은 여행자의 떠남과 돌아옴, 그 안에서의 고독과 평안 등에 관한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 앨범을 들으면서 팻 메스니의 정서를 느꼈다. 그렇다고 사운드나 음악적 방향이 팻 메스니를 따르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 분위기는 아주 다르다. 그러나 어떤 서사의 진행 방향, 그리고 정서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미국식 유랑의 전통이랄까?
이번 앨범을 위해 브래드 멜다우는 2002년도 앨범 <Largo>에서 함께 했던 존 브라이언을 제작자로 다시 불렀다. 당시 <Largo>는 다양한 전자적인 사운드의 복잡한 운용이 인상적이었다. 그것이 이번에는 180도 방향 전환되어 어쿠스틱 중심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사실 이번 앨범의 대형화된 사운드와 그 정서는 호불호가 엇갈리리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딱히 귀에 들어오는 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은밀한 변화, 운동을 발견하고 그를 따르는 재미는 있지만 기존 브래드 멜다우의 단번에 사로잡는 매력은 그리 발견되지 않는다. 특히 브래드 멜다우의 트리오 연주를 좋아하는 감상자라면 실망할 지도 모른다. 나? 객관적으로 공을 들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노력만큼의 성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건 올해의 기대작인만큼 문제작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