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루 도날드손은 1950년대부터 활동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나는 그의 1960년대를 더 좋아한다. 소울-펑키 스타일에 심취된 그의 연주는 정말 흥겨웠다. 또한 여성들을 좋아한 것인지 당시는 이런 연주가 육감적으로 보였던 것인지 흑인 여성이 표지에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1970년대 영화의 한 흐름으로 나올 Blaxploitaion의 전조였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랜트 그린, 존 패튼, 벤 딕슨과 함께 한 이 앨범도 R&B가 가미되어 더욱 진득해진 그의 소울 재즈를 맛볼 수 있다. 그런데 균형의 측면에서 본다면 이 앨범은 그랜트 그린의 기타나 존 패튼의 오르간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냥 그룹 앨범으로 볼 수도 있을 법하다. 그럼에도 이 앨범이 루 도날드손의 앨범일 수 밖에 없는 것은 기타와 오르간이 넘실넘실 그루브를 만들어 내며 돋보이는 순간에도 단단한 모습으로 흔들림 없이 색소폰이 자신의 아우라를 펼쳐 보이기 때문이다. 마치 모든 것이 자신이 바라던 바였다는 듯 그는 어슬렁거리는 듯하면서도 단호하게 자신의 솔로를 펼치는 것이다.
Good Gracious – Lou Donaldson (Blue Note 1963)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