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알려졌다시피 네덜란드 출신의 색소폰 연주자 캔디 덜퍼는 20여 년간 펑크 재즈의 여신 역할을 해오고 있다. 게다가 남성적인 에너지를 요구하는 만큼 한동안 그녀만한 펑크 재즈 색소폰 연주자는 나오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펑크 재즈는 마니아 층은 두텁지만 시대를 이끄는 주류 음악으로서의 힘은 살짝 감소된 듯하다. 이런 것들이 최근 펑크 재즈 연주자들의 음악을 변하게 하고 있다. 여전히 섹시한 모습의 그녀가 표지를 장식한 캔디 덜퍼의 이번 앨범의 경우 일단 각 곡들이 강약이 고려되어 배치되어 있고 경쾌하면 속도감 있는 리듬으로 인해, 느리면 감각적인 멜로디로 인해 지루함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그 뜨거웠던 펑크 재즈의 면모는 힙합, 디스코, 라틴 풍의 리듬으로 인해 살짝 빛이 바래졌다는 느낌이다. 평범한 스무드 재즈 앨범처럼 되었다고 할까? 실제 수록곡 가운데 ‘CD 101.9’가 뉴욕의 스무드 재즈 방송국 주파수를 의미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빠른 템포의 곡은 패턴화된 리듬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통제되어 있어 흥에 겨워 자유로운 분출이 다소 부족하다. 조금만 더 자신을 잊은 듯 온도 높은 연주를 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반면 역설적이지만 느린 템포의 곡에서 캔디 덜퍼의 존재감이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 그 가운데‘Still I Love You’는 매력적인 멜로디로 인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을만하다고 생각된다.
Funked Up! – Candy Dulfer (Heads Up 2009)
3 |